모임통장 압류 해제보다 무서운 상계, 금감원 사례
회비를 꼬박꼬박 냈는데, 어느 날 모임통장 잔액이 통째로 사라졌다. 누가 빼 간 게 아니었다. 은행이 가져갔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실제 민원 사례다. 모임주가 자기 대출을 연체하자 은행이 모임통장에 있던 회비를 그 대출과 맞바꿨다. 모임원들이 “이건 우리 돈”이라고 했지만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이 글은 그 사례 하나를 따라가며 모임통장 압류와 상계가 왜, 어떤 순서로 일어나는지, 회비를 지키려면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기준 시점은 2026년 10월 6일이다.
A씨의 마이너스통장 연체에서 시작된 일
사례의 주인공 A씨는 B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갚지 못해 연체에 들어갔다.
A씨는 한 모임의 회비를 관리하는 모임통장의 모임주이기도 했다. 모임원들이 매달 보내 온 돈이 그 통장에 쌓여 있었다.
B은행은 연체금 회수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모임통장 잔액을 A씨의 대출 원리금과 상계 처리했다. 상계란 은행이 고객에게 돌려줄 돈(예금)과 고객에게 받을 돈(대출)을 서로 지워 버리는 것이다.
A씨 쪽은 이 돈이 자기 돈이 아니라 모임원들의 회비라며 민원을 넣었다. 금감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례는 금감원이 2024년 9월 26일 공개한 ‘2024년 2분기 주요 민원·분쟁사례 및 분쟁판단기준’에 실려 있다.
공개 자료에는 회비가 얼마였는지, 모임원이 몇 명이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에서도 금액을 짐작해 적지 않는다.

회비라고 해도 왜 돌려받지 못했나?
통장 명의가 모임주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모임통장은 어디까지나 모임주 개인 명의의 통장이고 잔액에 대한 모든 권한이 모임주에게 있다.
앱 화면만 보면 오해하기 쉽다. 초대받은 모임원도 거래내역을 보고, 회비 납부 현황을 확인한다. 함께 쓰는 통장처럼 보인다.
법적으로는 다르다. 모임원에게 주어진 건 ‘보기’ 권한이고, 돈의 주인은 명의자다. 은행 입장에서 그 잔액은 A씨의 예금일 뿐이다.
금감원이 짚은 또 하나의 근거는 상품설명서다. 채무자 명의 예금은 연체 시 상계될 수 있다는 내용이 이미 안내돼 있었다는 것이다. 가입할 때 이 줄까지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네이버 자동완성만 봐도 그렇다. ‘모임통장’을 치면 추천·비교·은행 이름이 줄줄이 뜨지만, ‘모임통장 상계’는 직접 끝까지 쳐야 겨우 한 줄 나온다.
은행 상계와 채권자 압류, 같은 결과 다른 경로
모임원 입장에서는 둘 다 “통장 돈이 사라졌다”로 보인다. 하지만 누가 가져갔느냐에 따라 경로도, 대응 창구도 다르다.
A씨 사례는 모임통장 상계다. 돈을 빌려준 은행과 통장을 만든 은행이 같았기 때문에 법원을 거치지 않고 은행이 직접 정리했다. 모임주가 카드사나 다른 금융회사에 진 빚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채권자는 법원에서 압류·추심명령을 받아 와야 모임통장 잔액에 손을 댈 수 있다.
아래 표는 금감원 사례와 민사집행법 시행령을 바탕으로, 모임원이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을 이 글에서 직접 나눠 본 것이다.
| 상황 | 누가 가져가나 | 법원 절차 | 모임원이 할 수 있는 일 |
|---|---|---|---|
| 모임주가 같은 은행 대출을 연체 | 그 은행 (모임통장 상계) | 불필요 | 금감원 사례상 반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움 |
| 모임주가 다른 금융회사·개인에게 빚 | 그 채권자 (모임통장 압류) | 압류·추심명령 필요 | 모임주 쪽에서 압류금지 범위 다툼 여지 확인 |
| 모임원 본인이 빚을 짐 | 명의가 달라 모임통장은 원칙상 대상 밖 | — | 이미 보낸 회비는 모임주 명의 예금이 됨 |
| 모임주가 연체 없이 정상 상환 | 없음 | — | 위험은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생김 |
셋째 줄이 의외로 중요하다. 내가 빚이 있어도 모임통장은 안전할 수 있지만, 그건 동시에 내가 보낸 회비가 더 이상 내 돈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채권자가 법원 명령으로 묶은 경우라면 모임통장 압류 해제는 모임원이 아니라 명의자인 모임주가 움직여야 하는 일이다.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같은 법원 절차는 채무자 본인이 신청하는 구조다.
250만원 보호선, 모임통장 잔액도 합산될까?
합산된다고 보는 게 안전하다. 압류금지 예금 기준이 계좌별이 아니라 개인별 잔액 합계이기 때문이다.
민사집행법 시행령 제7조는 개인별 잔액 250만원 이하 예금을 압류하지 못하게 정한다. 2026년 2월 1일 개정으로 기존 185만원에서 올랐다. 같은 날부터 1인 1계좌, 월 누적 입금 250만원까지 전액 보호되는 생계비계좌도 생겼다.
그런데 숫자를 직접 대입해 보면 모임주에게 불리한 그림이 나온다. 예를 들어 모임주 개인 급여통장에 120만원, 모임통장에 회비 180만원이 있다고 하자.

| 구분 | 모임통장 없을 때 | 모임통장 180만원 있을 때 |
|---|---|---|
| 모임주 명의 예금 합계 | 120만원 | 300만원 |
| 압류금지 한도 | 250만원 | 250만원 |
| 압류 가능 금액 | 0원 | 50만원 |
회비 180만원 때문에 모임주 자신의 생활비 보호선까지 깎인다. 명의 기준 합산이라는 시행령 문구를 그대로 적용한 단순 계산이다. 어느 계좌에서 먼저 빠져나갈지는 집행 실무와 채권자 선택에 따라 달라지니, 결과를 단정하긴 어렵다.
은행이 직접 상계한 돈 가운데 최저생계비 몫을 되찾는 창구 절차는 따로 있다. 2026년 9월 30일부터 은행 창구에서 계좌통합조회로 입증할 수 있게 됐고, 그 순서는 통장압류 최저생계비 찾는법, 판결문 없이 은행 창구에서에 정리해 뒀다. 다만 이 보호는 모임주 개인의 생계를 지키는 장치다. 모임원 회비를 돌려주는 장치는 아니다.

모임원이 지금 바꿔둘 세 가지
A씨 사례에서 모임원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사고 이후에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대비는 사고 전에 끝내야 한다.
- 잔액을 오래 쌓아 두지 않는다. 여행·경조사처럼 목적이 정해진 돈은 쓸 시점에 맞춰 모으고, 남는 돈은 정기적으로 정산해 돌려준다. 통장에 없는 돈은 상계될 수도 없다.
- 모임주를 정할 때 신용 상황을 따진다. 불편한 얘기지만, 대출이 많거나 연체 경험이 있는 사람이 모임주가 되면 위험이 그대로 회비로 옮겨 온다. 모임주 변경이 되는지, 어떤 절차인지는 은행 앱의 모임통장 설정 메뉴나 고객센터에서 먼저 확인한다.
- 거래내역에 ‘상계’·’압류’ 표시가 보이면 바로 묻는다. 모임원도 내역을 볼 수 있다. 낯선 출금 표시가 뜨면 모임주에게 즉시 확인하고, 추가 입금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손실이 커지는 걸 막는다.
큰돈이 오가는 모임이라면 회비 통장 자체를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금액을 작게 쪼개면 한 사람의 신용 사고가 모임 전체로 번지는 폭이 줄어든다.
모임주가 연체 위기라면 연체 전에 쓸 수 있는 수단부터 확인해 볼 일이다. 금리를 낮춰 달라고 요구하는 방법은 금리인하요구권 자동신청, 거절돼도 불이익 없을까에서 다뤘다.

자주 묻는 질문
모임통장 상계를 당하면 금감원 민원으로 돌려받을 수 있나요?
금감원이 공개한 2024년 2분기 사례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모임통장은 모임주 개인 명의 예금이고 상품설명서에 상계 가능성이 안내돼 있었다는 이유다. 모임원은 은행이 아니라 모임주에게 반환을 요구해야 하는 구조다.
모임원 중 한 명이 빚이 있으면 모임통장 압류가 되나요?
통장 명의가 모임원이 아니라 모임주이므로 원칙적으로 그 모임원의 채권자가 모임통장을 압류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 다만 모임원 본인 계좌에 남은 돈은 그대로 압류 대상이 된다.
모임통장 압류 해제는 누가 신청하나요?
법원 명령에 의한 압류라면 채무자인 모임주가 집행법원에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등을 신청해야 한다. 모임원은 당사자가 아니어서 직접 신청할 수 없고, 은행 상계는 법원 압류와 경로가 달라 해당 은행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출처
- 뉴시스 — 금감원 2024년 2분기 주요 민원·분쟁사례 (모임통장 상계 사례, 2024.9.26 공개)
- 법무부 — 생계비계좌 월 250만원 압류금지 안내 (2026.2.1 시행, 1인 1계좌, 급여 압류금지 185만원→250만원)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집행법 시행령 제7조(압류금지 예금등의 범위)
- 합산 계산표는 위 시행령 기준액(250만원)에 예시 금액을 넣은 단순 산술값이다
✍️ David Park · 에디터
본 콘텐츠는 투자 자문이 아니며 일반적인 금융·재테크 정보입니다. 금리·상품 조건은 금융회사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가입 전 해당 금융회사 공시 또는 금융감독원(국번없이 1332)에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자문이 아니며, 개별 압류·상계 사안은 법률구조공단(132) 등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