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래소 고르는 법, 한국에서만 추가로 걸리는 것들
한 주 사이에 거래소 두 곳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무너졌다. CoinEx는 9년 만에 스스로 문을 닫겠다고 했고, 비트겟은 3억 8,750만 달러를 털린 뒤 출금을 막았다. 둘 다 이용자에게 같은 질문을 남겼다. 다음은 어디로 가나. 그런데 한국에서 해외 거래소를 쓰는 경우, 같은 사고가 나도 기댈 수 있는 것이 다르다. 그 차이를 계산에 넣고 고르는 법을 정리한다.
고지: 필자는 여기서 다루는 일부 거래소를 포함한 수수료 페이백 비교 사이트를 직접 운영한다. 즉 이용자가 어디서 거래하는지에 상업적 이해관계가 있다. 아래 기준은 특정 거래소를 권하는 게 아니라 판단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두 사고가 알려준 것
방식이 정반대라서 같이 놓고 볼 때 의미가 생긴다.
CoinEx는 스스로 멈췄다. 9년을 운영하다 시장 침체와 규제 대응 비용을 이유로 폐쇄를 선택했다. 해킹이 아니다. 이용자에게는 출금 기한과 토큰 바이백이 공지됐다. 여기서의 위험은 보안이 아니라 사업이 더 이상 수지가 안 맞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비트겟은 공격당했다. 개인키는 지켜졌고 콜드월렛도 지켜졌는데, 공격자가 거래 데이터를 위조해 거래소 자체의 승인 절차를 통과시켰다. 수억 달러가 나갔고 출금이 며칠 막혔다. 손실은 유저보호기금으로 메웠고 재개 일정이 공지됐다.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하나는 규모와 업력이 폐업을 막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하나는 키 관리를 잘해도 손실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 다 홍보 문구로는 예측할 수 없었고, 어떤 체크리스트로도 사전에 걸러지지 않았다.
체크리스트가 할 수 있는 건 다른 일이다.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나에게 얼마나 타격이 되는지를 미리 정하는 것. 이건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한국에서만 추가로 걸리는 것
여기가 해외 기사와 다르게 봐야 하는 부분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적용됐을 장치들이 해외 거래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민원 창구가 없다. 금융감독원이나 한국소비자원은 국내에 신고된 사업자를 전제로 움직인다. 해외 거래소와의 분쟁은 그 회사 고객센터가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 보전의 근거가 법이 아니라 회사 정책이다. 비트겟이 손실을 메운 유저보호기금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지 법이 강제하는 예치금 보호가 아니다. 규모가 피해액보다 컸던 건 다행이지만 성격이 다르다.
- 원화 경로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국내 은행 실명계좌 연동이 없으니 국내 거래소를 거쳐 코인으로 옮기는 단계가 하나 더 붙는다. 문제가 생겼을 때 추적과 대응이 그만큼 번거로워진다.
- 세금 처리가 국내 거래소와 다르다. 거래 내역을 스스로 보관해야 하고 연말에 정리 부담이 커진다. 금액이 커지면 세무 상담을 받는 편이 낫다. 이 글은 세무 자문이 아니다.
해외 거래소를 쓰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수수료나 상품 구성 때문에 쓰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다만 “잃어도 감당 가능한 금액”의 기준이 국내와 해외에서 같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첫 번째 시험 — 나갈 수 있나
두 사고 모두 결국 같은 문제로 귀결됐다. 내가 원하는 날 출금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나가는 길부터 확인한다.
- 내 인증 등급의 출금 한도. 광고에 적힌 최대치가 아니라 오늘 내 계정에 적용되는 값이다. 한도는 보통 이체 도중에 발견된다.
- 내 자산의 지원 네트워크가 몇 개인가. USDT를 한 체인으로만 지원하는 거래소는, 그 체인이 혼잡하거나 멈추면 나가는 길이 통째로 막힌다.
- 상태 페이지가 있는가. 사소해 보이지만 사고 중에는 이게 “줄 서 있는 중”과 “털린 것 같다”를 가른다.
잔액이 크지 않고 아무 문제가 없을 때 소액 출금을 한 번 해보는 것이 가장 싼 검증이다. 네트워크 수수료만 내고 가정을 사실로 바꿀 수 있다.
두 번째 시험 — 실제로 얼마가 드나
이 항목만 나쁜 날이 아니라 매일 영향을 준다. 그래서 보통 받는 것보다 더 큰 비중을 둘 만하다.
공시 요율은 출발점이지 답이 아니다. 중요한 건 할인·등급·페이백을 다 반영하고 슬리피지까지 포함해 왕복에 실제로 빠져나가는 값이다. 2026년 9월 기준 실부담률(편도)은 이만큼 벌어진다.

| 거래소 | 페이백 | 실부담(편도) | 1,000만원 거래 시 |
|---|---|---|---|
| 게이트 | 70% | 0.015% | 1,500원 |
| 비트겟 | 50% | 0.015% | 1,500원 |
| OKX | 20% | 0.04% | 4,000원 |
| 바이비트 | 20% | 0.044% | 4,400원 |
| 바이낸스 | 10% | 0.045% | 4,500원 |
| 엣지엑스 | 없음 | 0.045% | 4,500원 |
표가 당연한 가정 하나를 깬다. 페이백 퍼센트가 가장 높은 곳과 실부담이 가장 낮은 곳이 같은 줄이 아니다. 게이트 70%와 비트겟 50%가 똑같이 0.015%다. 출발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페이백 숫자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실부담률만이 답을 준다.
두 가지를 과소평가하기 쉽다. 펀딩비는 무기한 계약을 정산 시점 넘겨 들고 있으면 거래 수수료를 넘어설 수 있다. 그리고 주문 유형이 거래소를 바꾸는 것보다 실부담을 더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한 거래소 안의 메이커·테이커 격차가 두 거래소의 테이커 격차보다 큰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거래소별 실부담 비교는 FuturesAI에 정리하고 있다. 요율표가 아니라 실제 계산을 보기 위한 것이다.
세 번째 시험 — 터졌을 때 누가 메우나
비트겟은 피해액보다 큰 유저보호기금으로 메웠다. 그런 기금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분명히 나은 위치이고, 있는지 확인할 가치가 있다.
다만 성격은 분명히 해두자. 유저보호기금은 회사가 자기 재량으로 적립한 약속이지 보험도 법적 보장도 아니다. 줄어들 수 있고, 다음 사고보다 작을 수 있고, 규모는 대개 자체 발표다. 확인할 건 셋이다. 존재하는가, 규모가 공개되고 온체인에서 검증 가능한가, 있을 법한 손실보다 큰가.
준비금 증명 페이지도 같은 눈으로 봐야 한다. 자체 증명은 없는 것보다 낫고 감사보다는 약하다. 부채까지 포함해 검증됐는지를 봐야 하는데, 자산만 보여주는 증명은 그 자산에 걸린 빚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결국 거래소 문제가 아닌 부분
9월의 두 사건 모두, 거래에 필요한 만큼만 두고 있던 사람에게는 견딜 만했고 전부 올려둔 사람에게는 타격이었다.
위 항목을 아무리 꼼꼼히 봐도 그건 바뀌지 않는다. 거래소는 질서 있게 문을 닫을 수도, 키 관리를 잘하고도 털릴 수도, 갑자기 특정 국가를 제한할 수도, 조사한다며 출금을 막을 수도 있다. 넷 다 전례가 있다. 내가 통제하는 변수는 어느 거래소가 그걸 피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이 생겼을 때 얼마가 묶여 있느냐다.
그래서 마지막 항목은 거래소가 아니라 나에 관한 것이다. 거래에 필요한 만큼만 거래소에 두고 나머지는 승인 시스템이나 회사의 결정이 닿지 않는 곳에 둔다. 재미없는 조언이고, 이번 달 두 사건 모두에서 실제로 통한 유일한 항목이다.
자주 묻는 질문
큰 거래소가 더 안전한가요?
유동성과 손실 흡수력에서는 유리하다. 다만 이번 달 사고는 대형 거래소에서 났다. 규모는 여러 판단 근거 중 하나이지 답이 아니다.
여러 거래소에 나눠두는 게 나을까요?
한 곳이 무너졌을 때 피해를 제한해준다. 대신 관리하고 인증할 계정이 늘어난다. 대부분은 두 곳 정도가 타협점이고 그 이상은 관리 부담이 이득을 넘어서기 시작한다.
유저보호기금이 진짜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지갑 주소가 공개돼 있으면 온체인에서 잔액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블로그 글에만 적힌 숫자는 증거가 아니라 주장이다.
페이백이 좋으면 조금 불안해도 쓸 만한가요?
아니다. 비용은 매일 영향을 주지만, 그건 이미 출금과 구제 기준을 통과한 거래소들 사이에서만 의미가 있다. 출금이 안 되는 거래소는 싼 거래소가 아니다.
출처
- 비트겟 지원센터 — 출금 서비스 업데이트(2026-09-24)
- Decrypt — CoinEx 9년 만에 운영 종료
- FuturesAI — 연동 거래소 실부담률 자체 측정, 2026년 9월 기준
2026년 9월 27일 공개 자료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두 사안 모두 진행 중이라 세부는 바뀔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암호화폐 거래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고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합니다.
✍️ David Lim ·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