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지와 지정가 미체결 - 신호대로 했는데 결과가 다른 이유

슬리피지와 지정가 미체결, 신호대로 해도 결과가 다른 이유

신호가 맞았는데 내 계좌 결과는 공개된 기록과 전혀 다르다. 이럴 때 원인은 대개 신호가 아니라 체결에 있다. 실제로 잡힌 가격이 화면에서 본 가격과 다른 슬리피지, 걸어둔 주문이 안 잡혀 큰 움직임을 통째로 놓치는 지정가 미체결, 같은 움직임을 다른 크기로 키우는 레버리지, 얇은 우위를 갉아먹는 수수료와 펀딩비. 넷 다 직접 잴 수 있고, 재보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가 나온다.

고지: 본문 예시에 쓴 실측치는 필자가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FuturesAI)의 공개 데이터이고, 비교용으로 링크한 FuturesAI도 같은 운영자의 서비스다. 신호 서비스에 대한 불만 중 가장 흔한 게 이 결과 차이라서 썼고, 정직한 답은 대개 신호 쪽보다 따라 한 쪽에 불리하다.

슬리피지, 본 가격이 아니라 잡힌 가격

공개된 진입가는 한 점이다. 내 체결가는 주문이 거래소에 도착한 순간 호가창이 내준 가격이다. 호가가 빠르게 움직이거나 얇을 때 이 둘은 반드시 벌어진다. 이 차이가 슬리피지다.

벌어지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지연이다. 신호를 보고 앱을 열고 수량을 넣고 누르는 몇 초 동안 가격은 움직인다. 같은 신호를 여러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따라가면 그 움직임은 대체로 내게 불리한 쪽이다. 둘째는 주문 크기 대비 호가 잔량이다. 시장가 주문은 호가를 한 칸씩 먹어 내려가기 때문에, 잔량보다 큰 주문은 뒤로 갈수록 나쁜 가격에 채워진다.

그리고 이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들어갈 때 밀리고 나올 때 또 밀린다. 왕복이면 두 번 낸다. 평균 이익이 몇 퍼센트 수준인 전략에서 이 두 번은 작지 않은 몫이다.

슬리피지 비용을 돈으로 바꿔보면 감이 온다. 아래는 회당 명목금액 1,000만원, 월 50회 왕복을 가정한 단순 계산이다.

편도 체결가 밀림 왕복 1회 비용 월 50회 왕복 연간 환산
0.02% 4,000원 20만원 240만원
0.05% 10,000원 50만원 600만원
0.1% 20,000원 100만원 1,200만원

수수료는 별도다. 이 표의 숫자는 거래소 수수료표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계산에서 빠진다.

확인하는 법: 다음 거래 몇 건에서 공개된 진입가와 내 체결가를 나란히 적어둔다. 차이가 늘 같은 방향으로 난다면 문제는 신호가 아니라 진입 방식이다.

지정가 미체결, 보이지 않는 손실

체결가 밀림을 피하는 정석은 지정가 주문이다. 그런데 지정가는 반대쪽 실패를 만든다. 가격은 보장하지만 체결은 보장하지 않는다. 시장이 내 가격을 건드리지 않고 떠나버리면, 맞는 신호가 실현되는 걸 구경만 하게 된다.

지정가 미체결이 무서운 건 패턴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점이다. 지는 거래는 대체로 내 가격을 지나 되돌아오기 때문에 잘 체결된다. 반대로 가장 크게 이긴 거래는 가장 빠르게 떠난 거래라서 놓치기 쉽다. 결과적으로 내가 돌린 전략은 “공개된 전략에서 제일 좋은 거래 몇 개를 뺀 것”이 된다.

가상의 숫자로 보면 이렇다. 실제 데이터가 아니라 구조를 보여주려는 예시다.

구분 거래 수 이긴 거래 승률 합계 손익
공개된 신호 전체 10 +4, +3, +2, +2, +1 50% +12 − 7.5 = +4.5%
지정가로 따라간 결과 8 +2, +2, +1 37.5% +5 − 7.5 = −2.5%

지는 거래 다섯 건(각 −1.5%)은 둘 다 그대로다. 빠르게 떠난 +4%, +3% 두 건만 빠졌는데 플러스 전략이 마이너스가 됐다. 신호는 한 번도 틀리지 않았다.

확인하는 법: 발표된 신호 수와 내가 실제로 체결된 수를 센다. 둘이 많이 다르면 나는 그 전략을 돌리고 있는 게 아니다.

공짜 해법은 없다. 시장가는 매번 체결가 밀림을 내고, 지정가는 가장 빠른 움직임을 놓치는 걸로 값을 치른다. 어느 쪽이 싼지는 종목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에 달렸고, 자기 체결 기록으로 둘 다 재보는 것 말고는 알 방법이 없다.

수수료와 슬리피지를 넣은 손익분기 승률

네 원인 중 가장 지루하지만, 우위가 얇을 때는 이것만으로 차이 전부가 설명되기도 한다.

목표가와 손절가가 같은 거리라면 본전이 되는 승률은 50% + 왕복 비용 ÷ (2 × 목표폭)이다. 여기서 왕복 비용은 수수료표의 숫자가 아니라 수수료와 슬리피지를 합친 실제 빠져나간 돈이다. 같은 수수료에 밀림 폭만 바꿔 넣으면 문턱이 이렇게 움직인다.

목표가와 손절가가 같은 거리일 때 체결가 밀림별 본전 승률 막대 차트 - 목표=손절 1%: 수수료만(왕복 0.1%) 55.0%, 편도 밀림 0.05% 추가 시 60.0%, 편도 0.1% 추가 시 65.0%. 2%: 52.5%·55.0%·57.5%. 3%: 51.7%·53.3%·55.0%
목표폭이 1%면 체결가 밀림만으로 본전 승률이 55%에서 65%로 오른다 (본문 본전 승률 표 기준)
목표=손절 수수료만
(왕복 0.1%)
+체결가 밀림 편도 0.05%
(왕복 0.2%)
+체결가 밀림 편도 0.1%
(왕복 0.3%)
1% 55.0% 60.0% 65.0%
2% 52.5% 55.0% 57.5%
3% 51.7% 53.3% 55.0%

여기에 실측치를 대보자. 필자 서비스의 공개 채점 데이터에서 점수 중상위 구간(D4~D8)은 25,924건, 승률 약 54.7%였고 저점수 구간(D3)은 687건, 승률 42.0%였다. 59개 종목, 20일 보유 기준, 2026년 9월 25일 조회값이다.

54.7%를 위 표에 대보면 목표 2%에서는 수수료만 낼 때 통과(52.5%), 체결가 밀림이 편도 0.05%만 붙어도 탈락(55.0%)이다. 목표 3%에서는 편도 0.05%까지 버티고 0.1%에서 탈락한다. 같은 신호인데 체결 방식 하나로 통과와 탈락이 갈린다. 저점수 구간 42.0%는 어느 칸에서도 통과하지 못한다. 이 서비스를 “이기는 도구”가 아니라 “거르는 도구”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 숫자다.

단, 54.7%는 20일 보유 기준 승률이라 목표=손절 구조와 1:1로 대응하지 않는다. 문턱의 감을 잡는 용도로만 써야 한다. 식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는 승률 55%인데 왜 계좌가 줄어드나에 따로 풀어뒀다.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이 문제는 커진다. 같은 시스템을 단일 종목으로 백테스트했을 때(왕복 20bp 반영) 1일 보유는 58건·승률 53.4%·거래당 평균 +0.41%, 5일 보유는 30건·승률 70%·평균 +2.83%였다. 표본이 작은 백테스트라 이 숫자로 수익을 기대해선 안 된다. 다만 1일 보유에서 거래당 +0.41%를 놓고 보면, 왕복 0.2%의 비용은 기대 이익의 절반이다. 펀딩 정산 시점을 넘겨 들고 있으면 펀딩비가 여기에 더해진다.

비용을 줄이는 건 최적화가 아니라 전략이 성립하느냐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거래소별 페이백 반영 실부담 비교는 FuturesAI에 정리해뒀고, 수수료만 따로 계산하는 법은 코인 선물 수수료, 100만원으로 한 달 거래하면 얼마 나갈까에 있다.

레버리지는 움직임이 아니라 답을 바꾼다

신호가 말해주는 건 가격의 움직임이다. 그 움직임이 내 계좌에 무슨 일을 하는지는 레버리지가 정한다. 같은 신호를 3배로 따라간 사람과 20배로 따라간 사람은 의미 있는 수준에서 같은 전략을 돌린 게 아니다.

걸리는 지점은 비대칭이다. 레버리지는 증거금 대비 수익률을 키우지만, 동시에 청산 가격을 진입가 쪽으로 끌어온다. 단순 계산으로 증거금 전액이 사라지는 역방향 움직임은 이렇다.

레버리지 증거금이 0이 되는 역방향 움직임 편도 체결가 밀림 0.1%가 증거금에서 차지하는 몫
3배 약 33.3% 0.3%
5배 20% 0.5%
10배 10% 1%
20배 5% 2%
50배 2% 5%

유지증거금과 수수료가 있어서 실제 청산은 이 숫자보다 먼저 일어난다. 3배에서는 버티고 결국 이겼을 포지션이 20배에서는 생각이 맞기도 전에 정리된다. 같은 신호, 같은 방향, 같은 최종 결과인데 한 계좌는 그 결과를 받고 다른 계좌는 이미 닫혀 있다.

청산은 나쁜 거래 한 건이 아니라 그 흐름의 끝이다. 그래서 다른 원인들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평균으로 상쇄되지 않는다. 내 결과가 공개 기록보다 양쪽으로 훨씬 극단적이라면 차이는 레버리지이고, 그 경험은 신호의 품질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열 건만 적어보면 원인이 나온다

아래 다섯 줄을 거래 열 건에 대해 기록하면 대개 답이 보인다.

기록할 것 알려주는 것
공개 진입가 vs 내 체결가 체결가 밀림, 그리고 한쪽으로만 나는지
발표된 신호 수 vs 체결된 수 지정가 미체결로 빠진 거래
내 레버리지 vs 기준 레버리지 애초에 같은 전략을 돌렸는지
수수료+펀딩비 합계 ÷ 이익 합계 우위 중 얼마를 비용으로 넘겼는지
내 승률 vs 공개 승률 승률은 비슷한데 수익이 다르면 신호가 아니라 체결 문제

마지막 줄이 지름길이다. 승률이 비슷한데 결과가 다르면 신호는 바로 용의선상에서 빠지고 위의 네 원인으로 좁혀진다. 승률 자체가 훨씬 낮다면 다른 데를 봐야 한다. 신호를 전부 따라가지 않았거나, 발표되지 않은 거래를 섞었을 가능성이 크다.

원인이 아닌 것도 있다. “신호가 늦었다”는 가끔 사실이고 잴 가치가 있지만, 몇 초의 지연은 체결가 밀림을 설명할 뿐 반대 방향 결과를 설명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은 더 좋은 가격에 잡았다”는 대부분 내가 이미 낸 체결가 밀림을 반대편에서 본 이야기다.

그리고 신호 일반에 대한 솔직한 한 마디. 승률이 50%대 중반이면 연패는 정상이고 예상된 일이다. 내 거래 열 건으로는 우위가 진짜인지 거의 알 수 없다. 몇 건이면 판단할 수 있는지는 적중률 90% 주장 검증법에서 계산해뒀고, 점수 구간별 전체 측정은 AI 매매 신호 진짜 승률 얼마나 될까에 요약이 아니라 표 그대로 올려뒀다.

자주 묻는 질문

승률은 비슷한데 왜 돈을 잃나요?

승률은 이익과 손실의 크기를 말해주지 않는다. 지정가 미체결로 가장 크게 이긴 거래가 빠졌다면, 같은 비율로 이겨도 결과는 뒤처진다. 놓친 게 하필 큰 거래이기 때문이다.

신호를 따라갈 때 시장가와 지정가 중 뭐가 낫나요?

정답은 없다. 시장가는 매번 슬리피지 비용을 내고, 지정가는 가장 빠른 움직임을 놓치는 걸로 값을 치른다. 자기 종목에서 열 건씩 둘 다 재보는 게 어느 규칙을 따르는 것보다 낫다.

슬리피지는 어떻게 재나요?

주문 직전 화면 가격(또는 공개된 진입가)과 실제 체결 내역의 평균 체결가 차이를 진입과 청산에서 각각 적는다. 이를 명목금액으로 나눈 비율이 내 체결가 밀림이다. 거래소 수수료표에는 나오지 않는 숫자다.

레버리지를 높이면 좋은 신호가 더 좋아지나요?

같은 신호를 양쪽으로 더 크게 만들 뿐이고 청산 가격을 가깝게 당긴다. 예측 자체는 나아지지 않으며, 버텼으면 회복했을 포지션을 먼저 끝낼 수 있다.

출처

  • FuturesAI 공개 채점 데이터(/api/quant/score-deciles) — 59종목 26,630건, 20일 보유 기준. 중상위 D4~D8 25,924건 가중 승률 약 54.7%, 저점수 D3 687건 승률 42.0%. 2026년 9월 25일 조회
  • FuturesAI 공개 백테스트 — 단일 종목, 왕복 20bp 반영. 1일 보유 58건 승률 53.4%·평균 +0.41%, 5일 보유 30건 승률 70%·평균 +2.83%. 2026년 9월 25일 조회
  • futuresai.io — 공개 채점 대시보드. 같은 수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본문의 체결 비용·레버리지·손익분기 표는 위 가정값을 넣은 단순 산술 계산이다. 실제 수수료·펀딩비·호가 상태는 거래소와 시점마다 다르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승률·수익률은 특정 기간의 과거 측정치이고 과거 성과가 미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 선물 거래는 가격 변동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습니다.

✍️ David Lim ·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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